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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통한 행복]

[책 리뷰]새벽 4시 살고 싶은 시간_신민경 지음

by 더딘 2024. 2. 8.

읽게 된 계기

 가끔 소파에 앉아서 책장을 바라보는데, 그냥 눈에 띄는 책들이 있다. 그럴 때면 그 책을 집어 들고 프롤로그나 차례를 읽어본다. 그 책이 내 마음에 울림을 준다면, 그 책을 읽어나간다. 여기서 '마음에 울림을 준다'는 말은 책이 흥미를 유발하거나, 위로를 주거나, 혹은 그냥 재미있는지를 말한다. 이번에 읽은 이 책은 나에게 위로를 주었다. 지금의 나의 불행, 불안, 불편함을 조금이나마 줄여주는 역할을 했다.

간단 저자 및 책 소개

 저자의 소개글을 읽으면, 이 사람이 인생을 얼마나 열심히, 그리고 즐겁게 살아왔는지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전체 글을 다 읽고 나니, 저자는 그냥 살기 위해 열심히, 즐겁게 살아온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은 에세이 형태로, 자신의 생을 정리하고 마무리하는 마음을 표현한 글이다. 책 속에서는 원망도, 감사함도, 그리고 희망도 찾아볼 수 있다. 

읽고 나서...

 이 책을 읽으며 정말 많이 울었다. 저자의 이야기에게  몰입하게 되고, 그의 이야기에 공감했다. 내가 그 상황이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저자는 원망도 하고, 고통 때문에 어서 죽고 싶어 하기도 했지만, 동시에 살기를 희망하고 있었다. 특히, 죽음을 앞둔 상황에서 수의를 머리맡에 두고 잠드는 마음은 오히려 담담했다는 문장을 보았을 때 내 마음도 담담해졌다. 사실 시한부 인생이란 것이 어떤 마음일지 가늠이 안되긴 하지만, 이 책을 통해 10% 정도 느껴본 것이지 않았을까 싶다. 지금 이 글을 쓰다 보니, 과거 여러 참사와 그때 희생된 사람들이 남긴 마지막 메시지에는 지금 상황에 처한 분노보다는 비록 죽음이 눈앞에 있지만, 남아있을 동반자에 대한 사랑이 더 많이 담겨 있었다. 이 책에서의 저자 역시 마지막을 앞두고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추천해요.

 나는 때때로 재정상태 때문에 힘들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지금의 나도 힘들지만, 이보다 더 힘든 사람이 분명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위로를 받고, 다시 용기를 얻는다. 이 책은 바로 이런 순간, 삶이 힘들게 느껴지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특히 현재 상황이 너무 힘들어서 죽고 싶다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지금의 감정과 상황은 시간이 지나면 별것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하길 바란다. 나 역시 지금의 상황을 그렇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살고 싶어 했다. 세상에는 죽고 싶다는 사람도 많지만, 반대로 살고 싶다는 사람도 많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인지하게 되었다. 

"올해 엄마 목표랑 꿈이 나였던게 기억나 울컥 목이 멘다."
'새벽4시 살고 싶은 시간" 중에서
 
새벽 4시, 살고 싶은 시간
태어나면서부터 병약했던 탓일까. 사람을 살리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세계지도와 다이어리를 품고 국내·외 다양한 봉사활동을 경험하며, 개발도상국에 사는 이들을 위해 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심리적, 경제적 자립이 늘 우선이었다. 운명처럼 다가온 사랑을 밀쳐냈고, 좋아하는 것은 모두 나중으로 미뤘다. 지독하게 아르바이트를 하고, 장학금을 받아서 대학을 마쳤다. 가족에게도, 친한 이들에게도 티를 내지 않으려고 애썼다. 그럴수록 더 날을 세우며 감췄다. 그것이 자존심을 지키는 일이라 여겼다. 그러다 2015년, 유방암 발병으로 첫 수술을 했다. 수술 이후 오랜 시간 미뤄두었던 유학을 다녀왔다. 삶에 빛이 드나 싶었는데, 2017년, 남동생 결혼식을 앞두고 재수술을 받았다. 그럴수록 꿈은 더욱 절실해졌다. 다시 유학을 준비했다. 도시개발학 분야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대학원으로부터 입학 허가를 받았다. 모든 것이 잘 되어가고 있다고 믿었다. 자신감도 충만했다. 그러던 2020년 초, 다발성 전이를 확인했다. 시한부 인생의 시작이었다. 처음엔 해볼 만할 줄 알았다. 이번에도 견뎌낼 줄 믿었다. 그러나 어디로 튈지 모르는 다발성 전이의 통증 앞에서 속수무책이었다. 욕 없이 버티기가 힘들었다. 마약성 진통제 부작용에 짜증이 솟구쳤다. 단번에 죽는 약을 들이켜고 싶을 만큼 고통스러웠다. 그만큼 절실히…… 살고 싶었다. 그래서 쓰기 시작했다. 죽는 마당에, 이제라도 의미 있는 일을 찾아야 했다.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 글쓰기였다. 말기 암에 저항하며 숨통이 턱턱 막혀올 때마다 저자를 구원해준 누군가의 글처럼, 시한부 날들이 누군가에게 한 줄기 빛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자정 무렵부터 새벽까지 썼다.
저자
신민경
출판
책구름
출판일
2021.02.01
728x90